Japanese Lounge

일본어 라운지

일본어 원문과 한국어 문장을 나란히 두고, 업로드한 TTS 오디오를 문장별 구간으로 들을 수 있는 라운지예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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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일로 가는 입장권

2026/07/29 · 56문장 · 내일로 가는 입장권.wav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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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 내일로 가는 입장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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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 밤, 청년은 불도 켜지 않은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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낡은 운동화 뒤축처럼 닳아 버린 하루하루였습니다. 아침이면 몸을 일으키는 것부터가 일이었고, 밤이면 천장을 보며 같은 질문을 곱씹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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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나는 대체,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걸까.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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열심히 살지 않은 것도 아니었습니다. 오히려 너무 열심히 살아서 문제였습니다. 달리고 달렸는데 제자리인 것 같았고, 주위를 둘러봐도 "잘하고 있어"라고 말해 주는 사람 하나 없었습니다. 응원받아 본 게 언제였는지, 기억조차 나지 않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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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질문에 끝내 답을 찾지 못한 채, 청년은 무겁게 눈을 감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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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을 떴을 때, 청년은 이상한 곳에 서 있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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알록달록한 첨탑, 파스텔빛 벽돌, 천장에 매달린 가짜 별들. 어디선가 오르골 소리 같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. 마법의 성. 그래요, 그것 말고는 달리 부를 말이 없는 곳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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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여기가… 어디지?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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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명 처음 보는 곳은 아니었습니다. 벽돌 하나하나가, 공기의 냄새가, 이상하리만큼 낯익었습니다. 청년은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기억의 서랍을 뒤졌지만, 서랍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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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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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우와아아아—!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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등 뒤에서 우렁찬 함성이 들려왔습니다. 돌아보니 한 어린아이가 두 팔을 활짝 벌리고, 세상에서 제일 신난 얼굴로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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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아이를 본 순간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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닫혀 있던 기억의 서랍이 한꺼번에 전부 열렸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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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기는 어렸을 적, 주말마다 부모님 손을 잡고 놀러 왔던 놀이공원.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해서 올 때마다 몇 번이고 다시 들어갔던, 마법의 성 어트랙션. 그리고 저 아이는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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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렸을 적, 자기 자신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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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는 청년을 지나쳐 성 안을 신나게 뛰어다녔습니다. 가짜 별을 향해 손을 뻗고, 나선 계단을 오르내리고, 거울의 방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깔깔 웃었습니다. 저 계단 세 번째 칸이 삐걱거린다는 것도, 거울의 방 왼쪽 구석 거울이 제일 웃기게 보인다는 것도, 청년은 다 알고 있었습니다. 저 아이가 알고 있으니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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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모습을 바라보다가, 청년은 문득 깨달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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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아이는 지금 놀고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. 아니, 놀고 있지만 —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. 저 아이는 지금, 추억을 쌓고 있는 것이었습니다. 언젠가 어른이 될 자신을 위해서. 삶이 너무 무거워서 주저앉고 싶은 날, 꺼내어 기댈 수 있는 기억을, 부모님과 함께 한 칸 한 칸 쌓아 올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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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아이가 그토록 즐겁게 자랐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는 것이고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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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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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 삶이 힘들어도, 세상에 응원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것 같아도, 적어도 한 사람만은 언제나 지금의 나를 응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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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기서 저렇게 신나게 뛰어다니는, 어렸을 적의 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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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어른이 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야'라고 믿으며, 어른이 된 나를 세상에서 제일 기대하고 있던, 바로 저 아이만큼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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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. 한 방울, 두 방울. 닦아도 닦아도 자꾸만 흘러내렸습니다.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었습니다. 아주 오랫동안 듣고 싶었던 말을, 말이 아닌 방식으로 들어 버린 사람의 눈물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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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한참을 울며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데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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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와, 눈이 마주쳤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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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…!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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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년은 깜짝 놀라 엉겁결에 홱 뒤를 돌아섰습니다. 다 큰 어른이 놀이공원 한복판에서 울고 있는 모습을, 하필 저 아이에게만은 보이고 싶지 않았습니다. 청년은 등을 돌린 채 소매로 서둘러 눈물을 훔쳤습니다. 그런데 등 뒤로, 타닥타닥, 작은 발소리가 다가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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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소리는 청년의 바로 뒤에서 멈췄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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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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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진짜 어른이 되었구나!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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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년은 깜짝 놀라 아이를 돌아보았습니다. 눈물을 닦다 만 얼굴 그대로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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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는 청년을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. 이상하게도 아이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하나도 없었습니다.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, 언젠가 꼭 만나게 될 줄 알았다는 듯이. 아이는 청년의 얼굴을 — 지친 얼굴을, 눈물 자국을, 그 모든 것을 — 가만히 바라보더니, 방긋 웃으며 말을 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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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정말, 커 줘서 고마워.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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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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힘들었지? 라고 묻지도 않았습니다. 왜 울어? 라고 묻지도 않았습니다. 아이는 그저 고맙다고 했습니다. 커 줘서. 여기까지 자라 줘서. 포기하지 않고, 어른이 되어 줘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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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년은 무릎을 꿇듯 몸을 낮춰 아이와 눈을 맞추려 했습니다.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습니다. 미안하다고. 네가 기대하던 만큼 대단한 어른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. 그런데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, 아이가 먼저 청년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. 작고, 따뜻하고, 어딘가 그리운 손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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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의 가짜 별들이 일제히 반짝였고, 오르골 소리가 아득해지고, 세상이 천천히 빛 속으로 풀어졌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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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을 떴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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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두운 방, 늘 보던 천장이었습니다.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. 꿈이었구나 —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는데, 주머니에서 바스락,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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꺼내 보니, 놀이공원 입장권 한 장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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빛바랜 종이. 모서리가 닳은 옛날식 입장권. 청년은 어리둥절한 채로 입장권을 뒤집어 날짜를 확인했습니다. 그리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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날짜는, 20여 년 전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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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렸을 적 그 아이가, 부모님 손을 잡고 마법의 성으로 달려 들어가던 바로 그 무렵의 날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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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년은 입장권을 오래 들여다보았습니다. 그러다 문득, 울다가, 웃었습니다. 그 옛날의 자신이 시간을 건너 손에 쥐여 준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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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은 입장권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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끝나 버린 어제로 돌아가는 표가 아니라 — 내일로 들어가는, 입장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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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년은 그 낡은 입장권을 지갑 가장 안쪽에 소중히 넣었습니다. 그리고 커튼을 걷었습니다. 창밖에는 아침이 오고 있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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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엇을 위해 사느냐는 질문에, 청년은 아직 완전한 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. 어쩌면 그 답은 평생에 걸쳐 찾는 것인지도 모릅니다. 하지만 이제 청년은 알고 있었습니다. 답을 찾는 그 길이 아무리 멀고 지치더라도, 자신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응원단이 한 명 있다는 것을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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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치는 날이면, 청년은 지갑 속 입장권을 살짝 꺼내 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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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면 어디선가, 마법의 성의 오르골 소리와 함께,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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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정말, 커 줘서 고마워."